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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가 봤더래도 놀랐을 겁니다 - 극단 여행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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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가장 유쾌한 사랑이야기 <한여름밤의 꿈>


<한여름밤의 꿈>,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은 들어봤을 텐데, 무슨 내용인지도 짐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작품인 걸 보면, 고전이 틀림없다. 해마다 공연 축제에, 아니면 워크샵 작품으로 빠지지 않고 무대에 올려지는 <한여름밤의 꿈>은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서 특히나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한여름밤의 꿈>은 유쾌한 사랑이야기다. 결혼을 반대하는 부모님 몰래 야반도주를 하려는 연인, 그들 중 한 사람을 짝사랑해 늘 애가 타는 한 여자. 모든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여자를 부러워하는 한 여자. 평생을 아끼고 사랑하겠다고 약속해놓고 하룻밤 새 변심해 다른 여자에게 구애하는 한 남자...... 극 속에 나오는 인물이나 상황이 요즘의 드라마에서도 종종 볼 법한 인물들이다.

지금의 우리가 봐도 충분히 공감 갈 만한 상황이 <한여름밤의 꿈> 속에 펼쳐진다. 사랑이 얼마나 변하기 쉬운가? 우리의 믿음은 얼마나 허약한가? 결국, 사랑의 문제고 마음의 문제다. 동서고금을 넘어 누구나 예외 없는 이 문제를 두고, 셰익스피어는 숲 속의 요정과 사랑의 묘약 등의 신비한 요소를 더해, 사랑과 마음의 이야기를 집약적으로 풀어놓는다.

<한여름밤의 꿈>은 영화로도 제작되며, 수많은 배우와 연출가가 재해석하고, 새로운 색을 입힌 작품이기도 하다. 전 세계의 수많은 <한여름밤의 꿈>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10년째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밤의 꿈>은 특별하다.


재미야 기본, 한국미 살려 독특한 아름다움 선보여


양정웅 연출가는 극 속의 요정 캐릭터를 도깨비로 바꿨다. 4각 관계에 빠지는 남녀주인공을 항(亢), 벽(壁), 루(婁), 익(翼) 등 우리 별자리에서 따온 이름으로 전통성까지 살렸다. 대청마루, 한지, 삼베옷 등 한국 고유의 미감이 가득한 미장센, 한국적 음률의 노래와 대사, 사물악기 등으로 한국 고유의 미학이 가득한 무대가 완성됐다. 물론 그저, 외국 작품을 성공적으로 한국화한 점이 훌륭하다는 건 아니다.

이 작품의 미덕은 이러저러한 명목이나 의미를 빼고 나더라도, 매우 아름답고 재미있다는 점이다. 어둠 속에서 도깨비불을 흔들며 나타나, 무대 위에서 익살맞게 재주를 넘는 도깨비는 원작의 요정들보다 훨씬 우스꽝스러운 분위기를 살린다. 극 중에서 바람기 많고 사람들을 골리기도 하는 요정의 왕 오베른보다, 익살맞은 요괴면서도 동시에 섬뜩한 귀신의 느낌도 가진 도깨비왕 가비가 훨씬 역동적으로 다가온다.

미모의 벽은 아버지의 강요로 정혼자 루 도령에게 시집을 가야 할 판이다. 벽은 항이라는 연인이 있었는데, 그 둘은 몰래 야반도주를 감행한다. 한편 루 도령을 짝사랑하는 익이는 둘이 도망간다는 사실을 알고 몰래 루에게 알려준다. 엇갈리는 네 사람의 연심. 이를 지켜보던 도깨비 우두머리 돗은 장난을 좋아하는 도깨비들을 시켜, 엇갈린 사랑을 맞춰주려고 한다.


엇갈린 마음의 문제는 도깨비도 별수 없다는 걸까? 도깨비들의 실수로 네 사람의 사랑은 더욱 어긋나기만 한다. 원작 캐릭터인 허미아(벽)와 라이센더(항), 드미트리어스(벽)와 헬레나(익)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 이야기 전개나 대사의 흐름은 얼추 비슷하다.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밤의 꿈>은 한국 연극 사상 최초로 영국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공연되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기념으로 기획된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셰익스피어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글로브 극장에서 (역시 한국 연극 사상 최초로!) 공연되기도 했다. 공연 당시 호주의 ‘sunday Mall'은 “지금까지 수많은 셰익스피어의 최고의 희곡들이 새로운 해석으로 공연됐지만, 이번 공연만큼 가장 원작과 신비감을 살린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고 평했다.


한여름밤의 깊은 숲 속으로 초대된다


이번 공연은 한옥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서울남산국악당에서 펼쳐진다. 이 공연에는 더없이 어울리는 극장이다. 극장 안으로 들어서면, 무대 뒤쪽으로 연출해둔 울창한 숲이 비밀스럽고 환상적인 공연 분위기를 한껏 살린다. 눈에 띄는 건 무대 정 중앙에 나열된 네 벌의 악기인데, 공연이 시작되면, 배우들은 번갈아가며 악기 앞에 앉아 다양한 소리를 낸다.

여러 사물악기가 어울려 바람 소리도 내고, 숲 소리도 낸다. 재치있는 효과음은 배우들의 동작이나 이야기의 전개를 극적으로 묘사한다. 관객들은 빈 무대 위에서 들리는 소리만으로도 한여름밤의 깊은 숲 속으로 초대된다.

개량된 한복을 입은 배우들은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을 절묘하게 섞은 동작으로 움직인다. 두 사람의 엇갈린 마음, 한 사람을 향한 아련한 마음이 그들의 동작 하나하나에서 보인다. 느릿느릿 슬로우 모션을 보는 듯한 신체 동작은, 대사 없이도 설렘과 긴장감을 유발한다.

반면 도깨비들의 동작은 큼직큼직하고 요란하다. 두 도깨비가 서로에게 매달려 한몸이 된 채 등장하기도 하고, 온갖 묘기를 펼치는데, 이 또한 말 적은 도깨비들의 성격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도깨비들은 공연 중에 도깨비불로 쓰이는 야광 팔찌를 객석에 (넉넉하게) 던져대는데, 공연이 다 끝나고 잠깐 불이 꺼질 때, 객석 곳곳에서 퍼져 나오는 야광 팔찌의 불빛도 이 자리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장면이다. 그렇게 팔목에 야광 팔찌를 낀 채, 커튼콜 하는 배우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으니, 이 자리에서 내가 <한여름밤의 꿈>을 실제로 보았구나, 하는 기분마저 든다.

이 실재감은 공연장을 나가는 순간까지 사라지지 않는다. 배우들이 재빨리 극장 입구로 나가, 돌아가는 관객들을 일일이 맞아주기 때문이다. 워낙 유쾌한 작품이다 보니, 배우들이 더없이 다정하게 느껴졌고, 각각의 캐릭터에 맞게 익살맞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누구와 봐도 즐겁지만, 특히 가족단위의 관객에게 추천할 만한 공연이다.

2001년부터 매년 관객을 만나고 있는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밤의 꿈>, 정말 간밤의 꿈처럼 공연기간이 길지 않다. 8월 31일이면 남산국악당에서 막을 내린다. <한여름밤의 꿈>을 만난 그 날, 올 여름 중 가장 달콤하고 황홀한 꿈을 꾸는 밤을 보내게 될 거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도도하고 섹시한 천방지축 그녀, 보니와 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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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보니? 알고 보면 털털이

발랄한 단발 웨이브에 화사한 붉은 립 컬러, 주목하게 되는 바디라인을 뽐내며 나타난 리사는 이미 보니의 ‘필’이 가득했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에서 안유진, 다나와 함께 보니를 맡고 있는 리사는 자신만의 ‘필’을 이렇게 표현했다.

“여성스러우면서 섹시함, 도도함이 있는 역할이라 제 안의 그런 면을 꺼내려고 하고 있는데요. 겉은 도도하지만 속은 여리고 착한 모습이 있어요. 지금은 웨이트리스를 하고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마릴린 몬로처럼 스타가 되는 꿈을 가지고 있어서 허황된 모습도 있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매력을 다 발산하죠. 보니만의 귀여움, 4차원 같은 면도 잘 표현하려고 하고 있어요.”

보니는 세 명, 클라이드는 네 명. 치열한 ‘짝’ 프로그램 찍기에 좋은 멤버 구성이다. 심지어 컨셉도 같다. 그래서 연습실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나보다.

“보니앤 클라이드의 사랑 얘기가 많이 나와서 화기애애하죠. 다들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심심할 일이 없었어요.”

화기애애한 만큼 동성 간에 은근한 경쟁도 있을 법한데?

“없으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다나는 전에 같은 작품을 했고, 유진 언니도 원래 알던 사이였어요. 셋이 성격도 잘 맞아서 저희끼리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러 다니고 그랬어요. 단합이 잘 됐죠. 그러다보니 누구보다 나만의 보니를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저 사람이 저렇게 매력을 살리는 만큼 나는 나만의 매력을 살려야지 하는 정도의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됐어요. 셋 다 보이쉬하고 좀 ‘깨요.’ 저는 제가 굉장히 털털한 줄 알았는데 두 사람을 만나고보니 셋 중에 제가 가장 여성스러워요. 그래서 세 털털이가 굉장히 잘 맞아요.”

실화에 바탕을 둔 종횡무진 갱스 러브스토리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시기에 핫이슈였던 강도 커플 보니앤클라이드. 이들의 행각도 러브스토리도 그리고 죽음까지도 세기적이었다. 갱이 되고 싶었던 클라이드와 배우가 되고 싶었던 보니가 만나 은행 강도로, 납치로 끝도 없는 도주를 벌이며 현실 도피를 꿈꾸다 결국은 현실 세계의 벽에 부딪쳐 처참한 말로를 겪게 된다는 이야기,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70~80발씩 총에 맞은 그들의 시신을 언론에 공개했잖아요. 이들이 저지르지 않은 범죄도 뒤집어 쓴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더 가슴이 아팠어요.”

12명을 살해하고 각종 강도 혐의를 받고 있던 클라이드를 비롯한 배로우 갱. 세계적 공황 속에 법망을 피해 무한 질주하는 젊은이들이 영웅시되고 있으니,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경찰이 무차별 사격을 가하게 됐던 것이다. 그러니<보니앤클라이드>를 보고나서 섣부른 꿈은 갖지 마시라.

리사와 네 명의 클라이드

엄기준, 한지상, 키, 박형식. 예상된다. 딱히 누구의 팬이 아니라면 한참 망설이게 할 이름들이란 것. 그렇다면 다음을 유의해서 보시라. 리사가 꼽은 클라이드들의 매력!

“느낌으로는 엄기준 씨와 잘 어울린다고 하세요. 포스터를 처음에 같이 찍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 도도한 제 이미지와 저돌적인 이미지의 오빠가 대조가 돼서 잘 맞아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러나 지상 씨는 미국적인 느낌이 나면서 제가 추구하는 이미지와 잘 맞아요. 음색이나 노래, 비트를 타는 것도 잘 맞아요. 제가 데뷔했던 <밴디트>에서 지상 씨와 연기했거든요. 그래서 더 편하죠.”

여기까지는 대략 눈치 챌 만한 얘기다. 하지만 키와 박형식 이 두 사람은 무려 11살이라는 나이차를 극복해야 하는 연인들이라는 것.

“제가 이모 같으면 어떡하나 생각을 했죠. 더 웃긴 건 <광화문연가>를 공연하러 일본에 갔을 때 형식 씨가 제 아들로 나왔어요. 그런데 이번엔 제 애인으로 나오잖아요. 키스 씬, 베드 씬도 있거든요. 그래서 처음엔 좀 이상했는데요. 키는 순수하면서 천방지축이지만 남자로서 매력이 있는 캐릭터로 가요.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저도 같이 어려지면서 재미있더라고요. 형식 씨는 정말 ‘아기병사’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의외로 굉장히 남성적이고 와일드한 면이 있더라고요. 반전 목소리도 갖고 있고요. 강력한 남자의 목소리가 있더라고요.”

무대가 그렇다. 아들이 연인이 되기도 하고. 어쨌든 보니와 클라이드는 철저히 사랑하는 연인으로 분한 바, 아이돌과의 진한 사랑 씬에 부디 노하지 마시길.

“키나 형식 씨나 처음엔 어색해서 아무래도 키스 씬이 걱정됐어요. 연습할 때 볼에도 하고 그러면서 가짜로 하려고 하니까 더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연습할 때도 정말로 뽀뽀를 해요. 그러고 나니까 오히려 더 친해지더라고요. 지금은 연인 같은 마인드로 임하니까 편해요.”

물론, 다만 역할에 충실한 리사의 말에도 부디 괘념치 마시길.

프랭크 와일드혼에 관한 설왕설래

<지킬 앤 하이드>, <몬테크리스토>, <황태자 루돌프>, <천국의 눈물>, <카르멘>, <스칼렛 핌퍼넬>의 작곡가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혼의 새로운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한국에서 특히 러브콜을 자주 받는 그의 작품에 대해 점차 흥미를 잃고 있는 관객들이 늘고 있다. 과거 빛나는 감동으로 쌓은 명성에 비해 평가절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랭크 씨의 수많은 뮤지컬 곡들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정말 이제까지와는 달라요. 작품의 시대적이 배경이 1930년대여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굉장히 모던하고요. 비트나 리듬 자체가 다른 곡들과 완전히 달라요. 제 앨범에 넣고 싶을 정도로, 뮤지컬 넘버 같지 않은 느낌이에요. 한국 가사를 붙여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주 잘 맞는 곡들도 있고요. 컨트리 스타일도 있고, 팝 비트가 강한 곡들도 있어요. 전형적인 뮤지컬 스타일은 아니에요. ‘당겼다 풀었다 후루룩’ 하는 느낌으로 노래하지 않으면 음악을 살리지 못해요.”

가수들이 뮤지컬을 하면 듣는 소리가 꼭 있다. ‘가수 창법’이 튄다는 것. 그래서 뮤지컬에 캐스팅된 가수들 대부분이 창법을 바꾸느라 고충을 겪기도 한다.

“뮤지컬의 전형적인 느낌을 내려고 되게 애쓰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가수의 느낌을 빼는 편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빼지 않고 더 집어넣어야 하니까 저는 더 좋더라고요. 원래 좋아하던 스타일의 곡들이 많고 특히 보니의 넘버들이 무척 좋아요. 작품 말미에 ‘죽는 건 괜찮아’라는 곡이 있어요. 상황을 보고 가사를 들으면 너무 와 닿고 좋더라고요. 멜로디도 좋고 잘 맞더라고요.”

스칼렛 핌퍼넬을 봤던 관객도 전혀 프랭크스러운 뮤지컬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지도. 그래도 혹여 몬테크리스토스러운, 혹은 지킬앤 하이드스러운 멜로디가 들렸다면...모든 예술가가 버리지 못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과감히 이해해 주시라.

“굉장히 섹시해요. 저희 작품”

이미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보니와 클라이드의 롱 키스씬과 함께 클라이드의 노출수위가 상당하다. 뭐 아주 잠깐이라고 하지만. 어느 장면인지 눈 크고 뜨고 보자.

“저희 하이라이트 씬 중의 하나가 욕조 씬이에요. 욕조에서 둘이 수다 떨다가 클라이드가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좋아요. 저도 그렇게 프로포즈 받고 싶어요. 노래 제목은 ‘보니’예요.”

장면만 섹시한 작품은 아니다. 숨 막히는 그들의 도주, 그들의 사랑, 그리고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도 한 몫 하니까. 또 당시 핫이슈였던 강도커플룩도 눈여겨볼만하다. 사진찍기를 좋아했던 클라이드가 남긴 당시 사진을 토대로 그들의 의상도 그대로 재현이 가능했다. 특히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에서의 보니룩은 지금까지도 패션계에서 재해석되고 있는 실정.

“당시 스타일을 거의 잘 살려서 입어요. 같은 보니여도 배우 스타일에 맞게 조금씩 다르게 입게 되고요. 당시 베레모를 쓸 생각을 했다는 것도 패셔니스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니와 클라이드의 조합마다 다른 의상, 다른 느낌, 다른 매력이 묻어나 리사 역시 서로의 커플 연기가 궁금할 정도란다. 페어를 바꿔가며 보는 재미가 돋보일 <보니앤클라이드>. 다 볼 수 없는 주머니 사정이 아쉬울 뿐이다

좋은 노래를 만날 때까지 가수로서는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리사, 지금은 뮤지컬배우로서 무척 행복하단다. 다만 아직도 리사의 근황이 궁금해 하는 독자들에겐 이렇게 말했다. “계속 걱정 좀 해주시고요. 보니앤클라이드 연습하고 학교에 다니느라 바빠서 괜찮아요. 12월에도 전시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남는 시간에는 그림 그리고, 운동하고, 다음 작품도 보고 있어요.” 너무 밝은 모습만 보인 것 같아 그래도 아직은 좀 아픈 걸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스스로를 털털이라 말한 것처럼 긍정에너지가 느껴지는 리사는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아 보인다. 그 중에 하나, 10년 뒤엔 <리사 갈라쇼>로 관객을 만나게 될지도. 리사 씨, 그 갈라쇼는 예스24 단독으로 진행하는 거 잊지 마세요~

제5화 욕은 기본, 신랄한 풍자는 옵션! 뮤지컬

2013 하반기 뮤지컬 라인업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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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 정성화의 <맨 오브 라만차>

맨 오브 라만차

어쩌랴. 이번에도 표가 동이 나지 않을지. 불과 얼마 전 조승우가 <헤드윅>의 캐스트로 확정되자 팬들은 이내 컴퓨터 앞에서 대기했고, 9분 만에 그의 공연 회차 전 좌석 표를 매진시켰다. 앞서 언급한 절대반지급 파워를 지닌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인 조승우와 제 7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레미제라블>로 주연상을 획득한 명품배우 정성화가 <맨 오브 라만차>에서 다시 만났다. 이로써 8년간 한국서 사랑받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가장 돈키호테다운 배우들 덕에 올해도 흥행순위 상위권을 예약했다.

물론 화려한 배우들이 아니어도 극 중 극 형식의 재치 넘치는 장면 전환과 꼼꼼한 이야기 전개, 귀에 꽂히는 뮤지컬 넘버, 배우들의 빼어난 위트까지 균형을 잘 이룬 작품이라 평론가들도, 기자들도 칭찬 일색이다.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기자 역시 ‘믿고 따르고 싶은’ 돈키호테의 귀환을 환영하는 바이다.

한국판 초록마녀의 등장 <위키드>

지난해 20만 관객을 돌파하며 초록 돌풍을 일으켰던 라이센스 뮤지컬 <위키드>는 유료 객석 점유율 95%라는 기록을 세웠더랬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즈의 마법사’에서 납작하게 깔려 구두만 남긴 채 사라졌던 초록마녀가 주인공으로 등장, 몹시 구미 당기는 소재였다는 것, 호주 공연팀의 노래와 연기가 돋보였다는 것, 홍보 효과가 좋았다는 것, 그 밖의 기자 소견으로는 54번의 무대전환과 350벌의 화려한 의상, 무대를 나는 원숭이 등 놀이공원 퍼레이드 이상의 볼거리로 마치 동화 속으로 초대된 느낌이었다는 것.

위키드

지난해 <위키드>가 흥행리에 공연되는 도중 이미 한국판 <위키드>에 대한 이야기가 수면 위로 올랐다. ‘과연 초록마녀는 누가 어울릴까?’하는 것. 옥주현은 블로거들뿐 아니라 한 설문조사에서도 ‘초록마녀 엘파바 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로 거론됐다. 하얀 마녀 글린다 역시 팬들의 예상대로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뮤지컬 배우 정선아가 맡게 됐다. 10개월이나 되는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탄생한 한국판 <위키드>, 올해도 흥행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엄기준 對 박형식 <보니앤클라이드>

“우린 은행을 털거야.” 이 말이 미국 영화 100대 명대사 중 하나란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제목의 영화로 한국에 소개된 실제 보니와 클라이드의 이야기가 뮤지컬로 탄생됐다. 그간 정통 뮤지컬 음악으로 호평을 받아온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새로운 작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장르의 음악이라는 후문.

특히 <보니앤클라이드>는 예매하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게 할지 모르겠다. 출연만으로 기대치를 높이는 엄기준과 요즘 뮤지컬계 대세 한지상, 노래할 때보다 오랜 시간 바라볼 수 있어 필히 예매완료했을 팬들을 거느린 키, 아기병사 박형식의 상남자 같은 모습까지 볼 수 있는 클라이드의 다채로운 면모 때문. 특히 기자와 인터뷰를 통해 만난 리사의 섹시한 보니까지 만날 수 있는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는 보니와 클라이드의 조합을 따지다보면 더 보고 싶어질지도.

보니앤클라이드
아메리컨 이디엇

그린데이의 노래를 뮤지컬로! <아메리칸 이디엇>

세계적인 팝펑크밴드 그린데이의 Basket Case는 ‘뭐지?’ 싶은 독자 여러분도 아마 들어보면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곡일 듯싶다. 브로드웨이에서 무척 특이하게도 세계적인 밴드 그린데이의 노래들을 뮤지컬로 리뉴얼했다. 2010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뮤지컬 <아메리칸 이디엇>은 암울한 교외지역에서 살던 세 청년 각각의 성장 과정을 그렸다. 9?11 사태 이후 미국 젊은이들이 체감하는 불안한 현실과 정체성의 혼란을 표현한 뮤지컬로 그린데이의 그래미 수상 앨범이기도 한 ‘아메리칸 이디엇’의 동명 앨범을 바탕으로 했으며, 아예 그린데이 리드 싱어 빌리 조 암스트롱는 각본에도 참여했다.

특히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유명 연출가 마이클 매이어가 뮤지컬로 옮겼으니 그 명성을 익히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투어 팀의 마지막 공연이라는 단 3주간의 기회를 놓치기 아쉬울 지도. 그린데이의 ‘아메리칸 이디엇’을 좀 들어보고 간다면 재미있는 비교가 되겠다.

번지점프를 하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번지점프를 하다>

늘 이어지는 피곤한 어느 한 밤,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포스터 앞에 잠시 멈춰 물끄러미 쳐다보곤 미소 지은 일이 있다. ‘다시 만나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문구가 제법 구태의연하게 느껴진다 싶어 한 편으로 ‘아, 이제 늙었구나’ 싶기도 했고, 순수한 사랑 얘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본 게 언젠가 싶기도 했고. 잠시 순수를 찾고 싶다면, 여기 <번지점프를 하다>에 주목.

첫눈에 반하는 사랑 따위 믿지 않는 남자 인우와 그런 인우의 우산 속에 들어온 여자 태희, 잠깐의 사랑과 영원한 이별을 겪은 뒤 17년이 지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인우에게 여자 태희의 흔적을 가진 한 사람이 나타난다. 다시 태어난 태희, 하지만 그는 인우의 남제자. 이제 이병헌, 고 이은주 주연의 ‘번지점프를 하다’의 줄거리가 생각나시는지?(90년대 이후 출생은 예외로 하고) 기본 줄거리는 같지만 뮤지컬에 힘을 싣는 음악은 제 18회 한국뮤지컬대상과 제 7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음악상과 작곡작사상을 각각 수상할 정도로 인정받은 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등 오랜 시간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강필석과 전미도를 필두로 당신의 옛 감성을 떠올릴 신비한 첫 사랑 얘기, <번지점프를 하다>. 올 하반기 기대되는 창작 뮤지컬이다.

이미 대략 예상은 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 올 하반기도 역시 월등히 많은 수의 라이센스 뮤지컬들이 한국 시장을 점령하고 있지만, 국내 창작 뮤지컬들 역시 초연 후 반응이 좋은 작품들은 계속 잘 가다듬고 보완해 관객을 찾을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건 해외 유수의 라이센스 작품들도 다소 부족한 초연을 거쳐 지금의 화려한 무대가 완성됐다는 것. 이미 세계적이 한국의 배우들과 오래 갈고 닦은 한국 창작 뮤지컬들이 일본만이 아니라 세계무대를 누비는 날이 오길 바라며.

내가 누군지 알아?! 손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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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윅의 탄생 
 
"아뇨. 재미있어요. 제가 더 당황하면 리듬이 깨지니까 같이 노는 것처럼 하려고 하고 있어요.”

기자가 만나자마자 던진 질문은 그 때 그 상황, 애드리브였는지 아니었는지. 몇 번인가 <헤드윅>을 관람한 기자였지만 해마다, 아니 회마다 달라지는 <헤드윅>을 보다보면 ‘특별한 그녀’에 대한 이해의 폭이 깊어진다. 그리고 그게 누구의 <헤드윅>이냐에 따라 완벽히 달라지기도 한다. 손승원의 ‘애드윅’처럼...

“애기 <헤드윅>이라고 그렇게 부르시더라고요. 사실 <헤드윅>이 연륜도 많고 인생의 고난이나 역경도 다 겪은 인물인데 저는 20대 초반 아가씨 같은 느낌이 있으니까, 제가 어리고요. 애기라는 이미지가 보시는 분들한테 선입견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돼요.”

그런 걱정은 마시길. 24살, 단지 역대 최소 <헤드윅>을 반기는 팬들의 새로운 표현일 뿐. 얕잡아 볼 리 없다. 

“사실 처음에 제안을 받았을 땐 장난전화인 줄 알았어요. 제가 어리고 경험도 없어서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돼서 며칠 생각을 해보고 하겠다고 했죠.”  

록 형태의 2인극 에 출연 중이던 손승원을 눈여겨 본 <헤드윅>제작진의 연락을 받고 시작된 고민은 그리 오래 가진 않았다. 주변의 응원도 있었지만 잘 해도, 밑져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하게 된 손승원. 이 작품은 과연 그에게 독이 될까, 득이 될까?

난 손해 볼 게 없다!

1241324.jpg도도한 눈빛으로 천박하게 말하는 헤드윅이 타이타닉 생존자들이 묵었던 낡은 호텔 리버뷰에서 펼치는 록공연. 자신의 소년 시절 이야기로부터 여자로 살고 있는 지금에 이르는 세월을 담담히, 혹은 슬프게, 때로 과격하게 이끌어간다. 파란만장한 이 여자의 삶을 거의 배우 한 사람이 단독으로 이끌어가는 뮤지컬 <헤드윅>, 어떤 배우나 욕심을 내지만 아무 배우나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으로 정평이 난 작품. 그래서 늘 주목을 받는다. 그리고 손승원이라는 젊은 배우는 그 큰 관심이라는 무게를 번쩍 들어 잘 버티고 있다.

“제가 어리기 때문에 손해 볼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부딪쳐서 해보자는 도전정신이 더 생겼죠. 만약 제가 내공이 더 많았으면 부담감이 오히려 더 컸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저를 기대보다는 호기심과 궁금증만 가지고 보시는 게 더 많아서 편했어요. 형들이 워낙 쟁쟁하잖아요.”

물론 그 어리다는 장점이 때로 ‘어려서 잘 하겠냐’는 선입견으로 작용할까 우려도 생겼다. 하지만 오히려 그는 어리다는 걸 인정하기로 마음먹었다. 

“저는 어린 헤드윅으로 가자는 생각이었어요. 딱 봐도 어려 보이는데 나이 많은 척이나 여성스러운 척 하면 거부감이 더 클 것 같아서요. 헤드윅이 아픔을 겪고 나서 해탈한 인물이거든요. 하지만 저는 그냥 현재 아픔을 갖고 있는 인물로 표현하고 있어요. 그냥 나이대가 다른 헤드윅, 20대의 헤드윅을 표현하려고 애썼죠.”

그렇다고 손승원의 <헤드윅>을 어리고 신선하게만 보지 마시라. 그의, 아니 그녀의 농염한 연기는 필시 기자는 못 따라간다.
  
형님들의 견제
2013 <헤드윅>은 티켓 파워의 대명사 조승우와 ‘다시 보고 싶은 가장 아름다운 헤드윅’으로 꼽힌 송창의, 그리고 빵빵한 두 선배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행운을 얻은 손승원이 맡고 있다. 그런데 캐스트가 발표되던 날, 검색어 1위에 오른 건 손승원이었더랬다.

“처음에 그래서 부담도 됐어요. 원래 승우 형이 더 화제가 되어야 하는데 제가 화제가 되니까. ‘쟤는 누구지?’ 이런 시선이었지만요.”

그런 부담을 줄여준 건 형들의 조언. 연습 때부터 두 형님은 물심양면 그를 다독였다.

“승우 형은 그냥 막 하라고, 무조건 재미있게만 하라고 하셨어요. 네가 재미있게 하면 관객들도 다 느끼고 재미있어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창의 형은 ‘부담 갖지 말고 즐겨라’, ‘어차피 너는 우리보다 못 해도 손해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걱정이다, 네가 잘 하면 우리가 부담된다’ 이렇게 말씀하셨고요. 승우 형은 특히 제 공연 리허설과 첫 공연에도 다 오셔서 하나하나 조언해주셨거든요. 저도 그래서 형들 공연하는 걸 자주 보면서 무엇을 뺏어올 수 있을까 고민했죠.”

말하자면 더 이상 ‘애기’는 아닌 거다. 형님들, 긴장하시라.

“승우 형은 관객과 함께 노는 노련함, 애드리브 이런 게 뛰어나고요. 록적인 노래를 잘 표현하시죠. 창의 형은 헤드윅의 진정성을 잘 표현하세요. 그래서 두 가지를 잘 섞어서 제 것으로 만들어야죠.” 

그래서 가끔 조승우도, 송창의도 묻는단다. ‘너 요즘 잘 하고 있다며? 재미있게 한다며?’ 은근히 형님들도 견제하는 건 아닐까? 

124613647766432.JPG 

토마토에 대한 짜릿함? 혹은 찝찝함? 
어느 대목인지는 스포일러성일 듯 싶어 언급을 삼가지만, <헤드윅>의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놓여있는 산물 ‘토마토’로 펼치는 그의 퍼포먼스는 대략 극을 최고조로 이끄는 소품이다. 배우에겐 좀 꺼림칙할 과격한 퍼포먼스, 손승원에겐 어땠을까?

“찝찝함은 못 느껴요. 끝나고 나서는 느끼는데 공연 중에는 집중하고 있으니까 짜릿함이 더 크죠. 특히 공연 중에 저 스스로를 가장 깨는 장면이라 저도 해소되는 걸 많이 느껴요. 물론 공연이 끝난 뒤에는 냄새도 많이 나고 찝찝하지만 하는 중에는 잘 못 느껴요.”

무대 위 퍼포먼스라 하면 사실 토마토보다는 헤드윅의 노출이 압권이다. 뭐 객석 점유율 80% 이상일 것 같은 여성관객들에겐 절대 감사 이벤트지만.

“아무래도 느끼죠. 팬티만 입고 서는데. 그런데 사실 그런 것까지 신경 쓸 겨를은 없어요. 저는 연기를 하고 있으니까 당당하죠. 그리고 이젠 그런 시선도 즐기게 된 것 같아요.”

이 대목에서 관객들의 시선이 위아래로 빠르게 스캐닝 중인 건 보지 않아도 알 일이다. 기자 역시 다만 미소 지을 뿐.

조진아 씨가 뭐라고 안 하던가요?
헤드윅들은 늘 고충이 따른다. 무대 위 여성으로 변하기 직전의 과정은 거의 고통에 가깝다. 미모라면 뒤지지 않았던 박건형 역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제모와 다이어트, 오랜 시간을 요하는 분장, 긴 머리 가발, 뾰족 구두는 모두 남성배우들에게 고문 수준이다.

“처음에는 제가 면도기로 제모를 하면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 뭐하는 짓인가’ 싶었어요. 먹고 살기 힘들다 생각했죠. 분장하면서도 그렇고요. 제 성격이랑 안 맞았거든요. 그런데 주변에서 ‘예쁘다, 예쁘다’ 해주니까 자신감이 생기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더 예뻐질 수 없을까 싶어서 제가 ‘조금 더 이렇게 해봐’ 하죠.”

여자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조금씩 화장이며, 머리손질이며, 의상에 신경 쓰다 안 되겠다 싶으면 성형까지 가는 법. 그런데 손승원은 기자가 보기에도 다소 짜증이 날 정도로 몸매도, 얼굴도 완벽하게 예뻤다.

“이츠학 누나들이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해요. ‘너 때문에 드레스 입기 싫다’고 말하기도 해요. 살 좀 찌라고. 관객 중에는 제가 등장하면 인상 쓰고 계신 분들도 있어요.” 

인상 쓴 관객 중 하나가 기자였는지도. 사실 외모도 외모지만 신경질적으로 이츠학에게, 관객에게 앙탈부리는 그녀의 말투는 정말 여성스럽다! 
 
5년차 배우에게 찾아온 운명적 작품

여타 배우들이 보기에 5년차라고 하면 혀부터 끌끌 찰 일일지 모르지만, 어쨌든 그에겐 지금, 배우생활 5년 만에 행운이 찾아왔다.

“배우로서 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던 작품이죠.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터닝포인트라고 할 수 있죠. 천천히 올라가다가 확 바뀌었으니까요. 제가 가장 열심히 한 작품이 <헤드윅>이거든요. 그래서 더 제가 후회가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했거든요. 그런데 왜 지금까지 작품을 하면서 이런 마음가짐으로 하지 않았을까 하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작은 작품도 하나하나 이렇게 열심히 했으면 더 좋은 소리도 듣고 후회도 없을 텐데...그래서 이제부터는 어떤 작품을 해도 <헤드윅>을 하는 것처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4살에 찾아온 터닝포인트, 어쩌면 너무 빠르지만 그는 충분히 감당할 그릇이 되어보였다.
그래서 다음 작품을 더 고심하고 있는지도.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제6화 누가 진짜 살인범인가? 뮤지컬

신예 블루파프리카, 선배 몽니를 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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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시라, 그리고 마주치시라

정말이다. 기자는 기미가 잔뜩 올라오도록 여름 페스티벌 현장을 누벼놓고 9월이 오기 전에 빨리 잊고 싶어졌다. 빨리 잔잔해지고 싶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끌린 한 콘서트의 제목 <안녕 여름, 안녕 가을>, 기자에게 해갈이 될까?

김신의(몽니 보컬):블루파프리카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감성적인 부분들이 있어서 공연하는 시기가 초가을이니까 여름을 보내고 새로운 가을을 맞는 공연을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습니다. 주로 감성적인 곡들로 채웠어요. 계절이 바뀔 때 감기도 잘 걸리고 싱숭생숭한 그런 게 있잖아요. 그런 감성을 살렸다고 봐야죠.

기자가 느끼는 심한 갈증이 거기에 기인한 것 같다. 메마른 감성, 독자 여러분도 비슷한 갈증을 느낀다면 감성 충만 100% 이들의 콘서트를 주목하시라.

신의:원래 계획은 모든 멤버들이 무대에 올라와서 다 같이 하자는 취지였어요. 관객들과 MT 온 것처럼 이야기도 하고 장난도 치고 와인도 한 잔 하고 그러려고요. 아! 술은 안 된대요.

아쉽다. 몽니와 블루파프리카 멤버들은 그래서 술 대신 다른 걸 준비했다. 붉은 걸로. 멤버 수만큼의 관객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다. 그러니 눈에 띄시라, 그리고 그들과 눈을 마주치시라.

인디음악을 좋아한다면 이젠 블루파프리카!

Stage Story를 시작하면서 기자가 품은 흑심은 인디가수들 만나기. 그러나 그간 너무 게을렀나보다. 새로운 인디밴드의 실력에 뒤늦게 깜짝깜짝 놀라고만 있으니. 그 중 하나가 바로 인터뷰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블루파프리카다.

이원영(블루파프리카 보컬):블루파프리카라는 이름은 지금 멤버들 만나기 전에 포크 듀오로 활동할 때 만들어졌어요. 그 친구가 파프리카를 좋아했거든요. 그리고 저희 음악적 성향에 블루지한 게 있어서 만들어진 이름이에요. 블루스를 기반으로 만든 음악에다가 밝은 에너지가 있어서 그걸 합치면 우리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만든 이름이에요.

성기훈(드럼):원영이 형을 만난 건 군대였어요. 1년 선임이었죠. 별로 안 친했는데 드러머가 필요하다고 연락이 왔어요.(웃음) 사실 군대에서도 원영이 형의 음악이 좋다고 느꼈거든요.


블루파프리카는 능력 있는 신인 뮤지션의 등용문, ‘CJ튠업’을 통해 12기 튠업 뮤지션으로 선발됐다. 송홍섭, 정원영, 한경록, 조원선, 하림 등의 심사위원들에게 그들은 한국적 정서가 짙은 감성적 블루스를 연주한다는 평을 받았다.

원영:밴드의 색깔에 개성이 있다는 것에 점수를 많이 얻은 것 같아요. 다른 팀들도 개성이 많았지만 유달리 저희 기수 때 다른 팀들은 외국 스타일로 연주하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영어로 많이 하고. 저희는 한국적인 느낌을 보여주면서 블루스 밴드가 많지 않아서 그런 유니크함을 보여준 게 보탬이 된 것 같아요.

산울림이나 들국화 등을 즐겨 들었던 이원영이 주축이 되어 트리오를 결성한 지 2년 여. 앨범을 내고 데뷔한 건 넉 달. 젊어도, 시작한지 얼마 안 돼도 이 밴드에게도 고비는 있어왔다.

원영:매 번이 고비예요. 가장 고비는 경제적인 문제죠. 현실적으로. 서울예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있어서 레슨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데 그래도 저희는 계속 음악만 하고 싶은데 현실이 받쳐주지 못하는 좌절감이 조금씩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것만 빼면 무대에 서는 건 항상 즐겁죠.

블루스와 모던 록의 만남?

이번 콘서트의 정확한 명칭은 < CJ아지트 튠업 12기 라이브2: 블루파프리카 Feat. 몽니 >다. 그러니까 튠업뮤지션의 특전 중 하나가 ‘존경하는 선배 뮤지션과의 협업’이고, 블루파프리카가 뽑은 그 존경하는 선배가 바로 몽니라는 얘기.

원영:음악적으로 공통분모라고 하면 감성적인 부분이 있거든요. 연주 스타일은 달라요. 저희는 블루스이고, 몽니는 모던 록인데 같이 연주해보니까 감성적으로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저희는 끈적한 느낌을 살려서 연주할 생각이고요. 몽니는 리듬이 담백한 편이라서 서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공통분모도 같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문영석(블루파프리카 베이스):어색할 줄 알았는데 우려와 달리 잘 대해주시고 생각보다 원만하게 진행이 잘되고 있어서 편합니다. 합주를 해보기 전까지 음원상으로만 들었을 때는 저희와 공통적인 면이 좀 적을 거라고 생각해서 과연 잘 섞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합주를 하면서 공통점이 보이고 그런 걸 찾아가다 보니까 편해요.


기자와의 인터뷰에선 아직 서로를 존대하는 약간의 서먹함이 감돌았지만 선배 몽니의 칭찬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이인경(몽니 베이스):다만 나이가 어릴 뿐 실력이 대단하시기 때문에 후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같이 음악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신의:아니, 나이도 어린데 연주도 잘 하더라고요. 실용음악과 출신의 냄새가 나지 않고 자신들만의 색이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블루파프리카가 스케줄이 안 맞는 ‘장기하와 얼굴들’ 대신 차선으로 몽니를 선택했다고 해도 그들의 조합이 기대되는 건 마찬가지. 선배 몽니 역시 초년병 시절을 떠올리며 쉽게 이들의 콜에 응했다.

신의:저희도 밴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 선배 뮤지션들과 함께 공연하고 싶었던 밴드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개런티를 줘야 한다는 건 몰랐을 때였죠. 그 때 생각이 나더라고요. 블루파프리카한테 연락이 왔을 때 당연히 같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희도 함께 해서 좋고 블루파프리카도 저희와 함께 하면서 음악적으로 더 좋아진다면 그게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잖아요. 그래서 흔쾌히 허락했죠.

페스티벌의 대세 몽니

인디신에서야 유명한지 오래고, 탑밴드 프로그램을 비롯한 방송매체를 통해 대중에게도 한결 익숙해진 몽니. 최근에는 각종 페스티벌 현장에서 김신의의 여전한 ‘미친 성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노래는?

인경:‘밴드뮤직’이 페스티벌에서 가장 분위기가 좋은 것 같아요.

신의:‘그대와 함께’, ‘소나기’ 이런 걸 하면 관객들도 그렇고 저희도 미치죠.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니까요. 이번에 펜타포트 페스티벌 때는 흥분해서 평소보다 더 고음역대로 노래하는 바람에 정말로 쓰러졌어요. 관객들은 쇼맨쉽인줄 알고 더 환호했는데 저는 죽는 줄 알았어요.


김신의는 부업 중?

신의:내년 3월에 나올 새 앨범을 위해서 계속 합주를 하고 있고요. 저는 연말에 뮤지컬을 하나 하게 될 것 같고요. 김수로 씨가 브로드웨이에서 보고 너무 좋아서 라이센스를 사서 들여온 <머더 발라드>라는 작품에 들어가는데요. 음악감독한테 우리 애들을 써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뮤지컬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김신의는 2008년<'로키 호러 픽쳐 쇼>를 시작으로 <락오브에이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그리고 <머더 발라드>까지 주로 록 뮤지컬을 해왔지만 다른 장르의 러브콜도 끊이질 않는다.

신의:신의: 원래 뮤지컬이 슈퍼스타가 끝나고 세 개가 들어왔어요. 두 개는 로맨틱 뮤지컬이었고요. 그런데 슈퍼스타를 연출했던 이지나 선생님이 ‘너는 뮤지컬 배우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그냥 밴드가 메인이고, 뮤지컬은 부업으로 생각해라, 록뮤지컬만 해라’ 이러셨어요.

연기가 부족해서 한 말이 아니다. 선배가수 윤도현처럼 밴드나 자신의 이미지를 흐리지 않는 선택을 하라는 것. 그런데 이거 너무 혼자만 왕성한 활동을 하는 건 아닌지?>

신의:멤버들은 뮤지컬을 하면서 무대 장악력 같은 것들이 향상되니까 인정해줘요. 그래도 얘(공태우)가 불만이 가장 많았어요.(웃음)

공태우(몽니 기타): 아무래도 뮤지컬을 하려면 한두 달은 연습만 해야 한다고 들어서 걱정을 했는데 밴드 스케줄에 지장을 주지 않고 소화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뮤지컬을 하면서 관객들과의 호흡도 그렇고 무대 장악력이 확실히 좋아졌어요.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그들의 tune up
신의:연습을 공연처럼, 공연 날엔 연습하듯이 할 거예요. 자연스럽게 즐겨주세요.
인경:개인적으로는 블루파프리카를 알게 된 게 너무 좋아요. 곡도 좋고 가사를 참 잘 쓰시는 것 같아요. 저희도 평소에 잘 부르지 않던 노래들도 하고, 블루파프리카의 좋은 노래도 많으니까 기대 많이 해주세요.
태후:관객과 어떻게 호흡할지, 무대 위에서 저희끼리 어떻게 호흡할지 저도 기대돼요. 조금 서툰 모습도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영석:블루파프리카를 아는 분들 중에는 몽니를 아는 분들이 많을 텐데, 몽니 팬들 중에는 저희를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몽니의 팬으로서 오셨다면 저희 공연을 더 즐겨주시고, 저희 팬들은 몽니 공연을 더 즐겨주시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요.
기훈: 16곡을 다 치게 되어서 힘든 것도 있지만 몽니 선배님들 곡을 연습하면서 공부가 많이 된 것 같아요. 새로운 에너지를 많이 받았죠.
원영:저희는 규모 있는 공연장에 서는 건 처음이거든요. 대선배님인 몽니와 함께 서는 것 자체가 굉장한 영광이고요. 관객 분들은 자연스럽고 따뜻한 분위기의 공연을 통해 힐링이 됐으면 좋겠어요

지쳐 쓰러질 때까지 합주를 해서 가장 좋은 걸로 앨범을 만들겠다는 몽니와 누가 들어도 좋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좋은 음악을 만들겠다는 블루파프리카, 그들의 콜라보레이션이 어떤 색으로 완성될지, 그들이 관객들에게 뭐라고 가을인사를 건넬지 궁금해진 기자는 이미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제7화 사랑으로 뭉친 강도단! 뮤지컬


한국 초연 에서 전 세계 바그너 전문 배우들을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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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지팔> 한국 상륙이 늦어진 이유

올해로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 탄생 200주년. 그의 마지막 작품이 곧 한국 무대에 오른다.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100여 명의 초대형 합창 등 바그너 스스로 오페라가 아닌 악극이라 칭했던 <파르지팔>은 1882년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서 초연됐으며 바그너는 바이로이트 축제극장 무대에서만 공연하라고 말했다는데...그래서였을까? 한국에서 <파르지팔>을 만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08년도에 이미 예술의 전당에서 무대에 올리려고 했었죠. 그 땐 바그너의 증손녀 카타리나 바그너가 바이로트극장의 <파르지팔>을 가지고 내한하려고 했는데 예술의 전당 화재로 연기가 됐죠.”

예술의전당은 개관 20주년 기념으로 <파르지팔>을 무대에 올리려고 했으나, 2007년 12월 오페라극장 화재 사고로 무산되고 말았다. 그리고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시도되는 <파르지팔>, 이번 무대에도 우여곡절은 있었다. 당초 파르지팔과 쿤드리 역을 맡기로 되어 있던 배우들이 교체된 것.

“쿤드리 역을 맡은 배우가 부상을 당해서 다른 배우로 교체됐어요. 그런데 다행히도 새로운 쿤드리 역 배우도 저와 외국에서 활동을 같이 했어서 무척 반가웠죠. 그래서 상의해서 하고 있어요.”

2년 전 이미 국립오페라단으로부터 <파르지팔>의 클링조르 역 제의를 받은 양준모는 쿤드리 역의 메조 소프라노 이본 네프와 새롭게 호흡을 맞추는 중. 게다가 파르지팔 역을 새로 맡은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역시 걱정할 필요 없는 바그너 작품 전문 배우다.

“처음 캐스팅이 완료되고 나서 첫 인사를 하러 갔는데 파르지팔을 맡으신 테너 선생님이 사정이 생겨서 그만 두셨고 크리스토퍼 벤트리스라는 분이 오셨어요. 그런데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배우였죠. 함부르크극장에서 제가 한스 피츠너의 팔레스티리나라는 작품을 하게 되어서 음반을 구하려고 했는데 구하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어렵게 뮌헨에서 했던 DVD를 구했는데 이 친구가 노래를 했더라고요. 노래를 참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서울에 이 친구가 온다는 얘기를 듣고 굉장히 기분이 좋았고 오늘 첫 인사를 나눴죠.”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바보, 파르지팔

바그너는 자신의 오페라를 통해 관객이 뭔가 하나씩은 깨닫기를 바랬나보다. <파르지팔> 역시 마법사 클링조르가 성배를 차지하기 위해 성배수호단의 왕 암포르타스에게 빼앗은 성창(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혔을 때 한 병사가 그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예수의 옆구리를 찔렀다고 전해지는 창)으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그 상처가 낫기 위해서는 연민을 통해 깨우침을 얻게 될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바보’가 나타나야만 했으니.

“성배와 성창을 뺏으려는 사람이 바로 저예요. 클링조르라는 악역이죠. 성창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바보’라고 하는데 그때 나타난 사람이 파르지팔이고요. 그래서 제가 파르지팔을 타락시키려고 하죠. 하지만 실패해서 성창을 빼앗긴 뒤 저는 죽고 파르지팔은 기사단을 일으켜 세우고 죽어가던 암포르타스를 치유해준 뒤 왕위를 파르지팔이 받게 되면서 끝납니다.”


기자가 줄거리를 다 말했다고 영화마냥 스포일러 기사라고 치부하지 마시길. <파르지팔>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부터.

공연 시간이 310분??

그러니까 <파르지팔>을 기다려온 팬들은 공연 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반나절 정도 바그너에 빠질 준비를 하셔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310분 전체가 공연시간은 아니라는 것. 105분간 ‘거행’된 1막이 끝나면 화장실은 식사 후에 다녀오시는 게 좋겠다. 1시간이라는 충분한 인터미션이 주어지므로. 그리고 2막 후에 다시 20분의 인터미션. 왜냐 불평 마시라. 유럽선 다 그렇게 한단다.

“원래 <파르지팔>은 1막이 끝나고 30분의 티타임, 2막이 끝난 뒤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저녁식사를 하고 3막을 보죠. 그래서 한국에서 올리기 위험 요소가 있는 작품인데 한국에도 바그너의 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서 충분히 성공하리라 믿습니다.”


배우들도 물론 대작을 위한 인터미션이 필요하다. 뮤지컬처럼 잠깐 땀 닦고 잠깐 숨 고르며 다음 막을 위한 재정비에만 몰두하는 것과는 참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고.

“두 시간 가까운 인터미션 시간이 주어질 때도 있는데요. 그럴 땐 목소리를 아끼기 위해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거나 호텔로 돌아가서 잠을 자다 오거나 합니다. 공연 시간이 길기 때문에 공연 전에는 소리를 함부로 낼 수가 없어요. 잘 쉬어주어야 하죠. 무대 위에서는 소리를 100% 다 내게 되면 마지막까지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힘을 나눠야 해요. 1막에는 이만큼, 2막에는 이만큼...배분을 해야 하죠.”


<파르지팔> 한국 초연의 의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자리에 오른 사람들에게는 대개 넘치는 시련이 따른다. 성악가 양준모도, 연광철도 마찬가지.

“독일권에서는 바그너의 작품을 동양인에게 주지 않아요. ‘너희들에게는 자격이 없어’라고 생각하는 편인 거죠. 바그너 자체가 반유태인적이었고, 북유럽의 영웅을 작품에서 주로 다뤘기 때문에 머리가 까맣고 동양적으로 생긴 사람이 그런 역할을 하게 되면 좀 우습게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한국 배우들에게도 역할을 잘 안 줬는데 요즘에는 한국 사람들이 너무 노래를 잘 하기 때문에, 특히 연광철 선생님은 전 세계에서 스타급 가수고요. 그래서 바그너의 오페라를 한국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도 이런 오케스트라, 이런 가수들, 이런 합창단으로 이렇게 어려운 대작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포인트죠.”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의 주역 가수이면서 베를린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단의 주역 가수였던 연광철은 현재 독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유명한 오페라 가수다. 그 역시 냉정하고 따가운 시선을 견딘 초년병 시절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서 최고의 바그너 가수로 칭송받으며 한국에서 초연되는 <파르지팔>에서 구르네만즈 역을 맡았다.

동양인 오페라 가수의 숙명

2006년 독일 뮌헨 ARD 국제콩쿠르 성악오페라부문 1위, 2007년 SWR 방송국 주최 데뷔 콩쿠르 1위를 거치며 현재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극장 주역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양준모. 80개가 넘는 독일의 극장 중 서른 번째 오디션에 합격하면서부터 경제적인 사정이 안 좋아 수박 한 통으로 일주일을 버티던 기억도 날릴 수 있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울기도 많이 울었죠. 역할을 따낸 뒤에도 두 명의 배우가 한 역할을 연습하다가 첫 무대에 누가 먼저 오르는지를 정하는데 저보다 못한 서양 가수가 단지 그림 때문에 첫 번째 무대에 오르게 됐다는 통보를 받은 순간 집에 가서 많이 울었어요. 서러워서.”


자신과의 싸움에 만나는 극한 서러움은 두 가지 양상으로 발산된다. ‘됐다, 관두자’ 혹은 ‘어디 누가 이기나 보자’ 그는 후자 쪽이었다.

“‘동양 애들한텐 관심 없어, 동양 애들은 연기도 못해, 노래도 음악성도 다 똑같아’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면서 저는 ‘성악가’라는 생각보다 ‘배우’라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외국에서 활동한지 7년 정도 되는데 연출가들을 많이 찾아가서 저의 단점에 대해 조언을 해달라고 했어요. 그러면 듣는 말이 ‘너는 무대 위에서 연기하지마’ 였어요. 연기를 하려고 생각한 순간 더 어색해진다는 거죠. 관객들은 물론 노래를 들으러 오시지만 가장 먼저 무대를 보게 되거든요. 목소리가 곱고 아름다운데 연기를 못하면 관객들에게 미안한 일이죠. 그래서 연기에 더 치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는 스스로를 콧대 높여 말하는 ‘성악가’, ‘오페라 가수’보다는 ‘배우’, 혹은 ‘소리쟁이’라고 여긴다. 자신 역시 작품을 극대화시키는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아내는 국악을, 나는 서양음악을

기자의 정보에 의하면 그의 아내는 국악을 전공한 전 국악방송 PD. 음악적으로 뭔가 많이 동떨어진 느낌인데, 그들은 어떻게 만났을까?

“초등학교 동창이에요. 동창회에서 서로 알게 된 뒤에 제가 통영에서 열린 ‘윤이상 국제음악제’에 초청받아서 독창회를 하러 왔을 때 아내가 저를 취재하러 왔다가 만나면서 만남을 이어왔죠. 그런데 제가 독일에 있으니까 저희는 주로 인터넷 화상채팅으로 3년을 연애했어요. 그러다가 결혼을 했는데 아내가 자신의 모든 걸 내려놓고 저 하나만 보고 독일로 왔죠. 그 부분이 가장 미안해요.”


전공이 상반된다고 해서 음악적으로 부딪칠 일은 없단다. 심지어 그가 오히려 국악을 더 좋아하는 모양이다.

“저는 특히 집에서 혼자 살풀이 음악이나 굿거리 이런 걸 듣는 걸 좋아해요. 유럽에서 첫 공연이 끝나면 파티를 해요. 그 때 저는 항상 한복을 입고 가요. 제가 주인공 역이 아니어도 그날은 제가 주인공이 돼요. 한복을 입고 찍은 얼굴이 신문에 나는 거죠.”


오페라가수의 무대가 가장 많은 독일, 그 가운데 우뚝 서 있는 한국인들이 있다. 그 중 한 명인 양준모는 <파르지팔> 공연이 끝나고 나면 독일에 돌아가 바그너의 링 시리즈 공연과 베르디의 <라트라비아> 준비로 바쁠 예정. 내년에는 대만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에서 세례자 요한 역을 맡기로 이미 약속되어 있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더 큰 무대를 보고 있다. 세계 바그네리언의 로망이자 오페라 가수들의 꿈의 무대 바이로이트에서 그의 <파르지팔>을 볼 날, 그의 이름이 오페라 가수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날도 그리 멀지는 않아 보인다.

제8화 선수vs선수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연애 배틀! 연극

내 감성의 주파수는 어디? 맞춤형 페스티벌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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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디를 사랑한다면,
그리고 페스티벌은 모름지기 자연경관이 뛰어나야 한다면!

그렇다면 올해로 제9회 째를 맞이한 <2013 대한민국 라이브뮤직 페스티벌 Beyond Music>(이하 2013 대라페)이 당신의 감성엔 안성맞춤. 10월 12일, 13일 서울 난지 한강공원 젊음의 광장에서 펼쳐지는 <2013 대라페>에는 록과 감성으로 대변되는 40여 개 팀이 양일간 고루 포진되어 솔직히 어느 날 하루만 선택해 가기엔 고민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특히 <2013 대라페>에는 이미 실력 있는 아이돌로 정평이 난 정진운이 밴드를 결성해 첫 록 무대를 장식한다. 1차 라인업에서 ‘정진운 밴드’로 이름을 올리고 팬들의 궁금증을 낳고 있는 그의 변신이 기자 역시 몹시 기대된다. 아울러 페스티벌에 한 번이라도 가봤다면 들어봤음직한 로맨틱펀치, 내 귀에 도청장치, 소란, 트랜스픽션, 김사랑, 김바다 등 페스티벌의 터줏대감들도 <2013 대라페>를 빛낼 예정. 홍대 3대 여신 중 한희정과 요조가 나란히 등장한다는 것도 볼거리.



<2013 대라페>에 참여하는 해외 아티스트들의 면면도 독특하다. 영국 런던을 베이스로 활동 중인 듀오 SOUTHWAY는 <2013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9 CITYBREAK>로 한국에선 첫 선을 보였다. Shuan Jason Southway와 Shiun Southway 두 명의 유닛으로 구성된 SOUTHWAY는 짐작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부부다. 뮤지컬배우였던 한국인 여성과 솔로밴드였던 영국인 남성이 결합해 선사하는 사운드는 묵직하고 역동적이며 “80년대 뉴웨이브와 포스트펑크의 갈래를 이어간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런던을 배경으로 음악활동을 하는 Klak Tik은 한국의 모 카메라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알려진 밴드와 지난해 펜타포트에 참여해 강력한 사운드로 한국의 고정 팬을 거느린 일본의 걸밴드 가챠릭 스핀도 가세한다.

공연도 보고, 토크도 나누고, 개념 있는 공연을 원한다면!

음, 아무래도 예능 프로그램을 방불케 할지 모르겠다. 10월 12일 상암 노을공원에서 올해로 2회째 진행되는 <원더우먼 페스티벌>은 2035여성들의 니즈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페스티벌을 표방한다. 여성 힐링 페스티벌이라는 컨셉답게 지난해에는 사회에, 가정에, 연애에 지친 여성들을 위한 강연과 공연이 펼쳐져 성황리에 막을 내린 가운데, 올해는 ‘감성 돋는 DAY, 본능 터지는 NIGHT’라는 부제를 달고 ‘흥’에 좀 더 비중을 더했다. 톱모델일 뿐만 아니라 노래, 예능 등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 온 장윤주가 합세, 방송인 노홍철과 토크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물론 거침없는 그녀의 입담과 달리 순수함이 묻어나는 장윤주표 노래도 들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아나운서 오상진은 엄친아 오빠로, 구혜선은 만능 원더우먼으로, 좋은 연애 연구소 김지윤 소장은 달콤살벌한 연애상담사로 토크쇼를 선보인다. 아울러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 브로콜리 너마저, 슈가볼, 음란소년과 아직 확정되지 않은 라인업까지 더해 감미롭거나 섹시하거나 ‘본능 터지는’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라고.
한 가지! 컨셉상 <원더우먼 페스티벌>이 겨냥한 주 고객이 여성이라고 해서 남성들이 오면 안 되는 그런 자리는 아니다.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공연장이 여성 관객들 주도하에 남성들이 따라오는 형편인지라 여성들을 진정 원하는 남성들이라면 이번엔 먼저 여성을 위한 페스티벌을 선물해보자.

열정을 주체할 수 없다면, 시루떡 춤의 원조를 보고 싶다면!

오는 10월 12일 경기도 용인시 캐리비안베이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일렉트로닉& 뮤직페스티벌 <2013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는 올해로 다섯 번째. 비좁게 서서 뇌를 울리는 음악에 맞춰 부대끼며 춤추는 클럽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기자였지만 올해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가 궁금해졌다. 지난해 만 7천여 명의 관객이 흥겹게 ‘놀고 갔다는’ 후문과 참여 아티스트들의 화려함 때문. 한 가지! 컨셉상 <원더우먼 페스티벌>이 겨냥한 주 고객이 여성이라고 해서 남성들이 오면 안 되는 그런 자리는 아니다.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공연장이 여성 관객들 주도하에 남성들이 따라오는 형편인지라 여성들을 진정 원하는 남성들이라면 이번엔 먼저 여성을 위한 페스티벌을 선물해보자.

특히나 최종 라인업에 티제이알(TJR)의 이름이 올라 큰 관심을 모은 가운데, 클러버들의 환호도 컸을 듯하다. 디제이 티제이알(TJR)의 대표곡 ‘오드 투 오이(Ode To Oi)’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의 빌보드라고 할 수 있는 비트포트 차트에서 2위까지 오르며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한국에서는 시루떡 춤으로 전국 클럽을 강타한 바. 우선 디제이 티제이알(TJR)이 등장한다면 목운동부터 하시라.

이외에도 2012년 한국 대중 음악상 최우수 댄스, 일렉트로닉 부분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이디오테잎(IDIOTAPE)과 팻보이 슬림(Fatboy Slim), 포터 로빈슨(Porter Robinson), 마데온(Madeon), 좀비네이션(Zombie Nation), 솔루션스 등 국내외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다.

특별 게스트로는 요즘 대세 걸그룹 크레용팝이 참여, 국내 DJ팀과 함께 특별한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대형 야외 클럽이 될 캐리비안베이에서 수만 명의 직렬 5기통 춤과 시루떡 춤을 볼 수 있을까?

힙합 스타일 좀 안다면, 한국의 힙합을 격하게 아낀다면!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까지 등장하며 힙합씬 대세들이 대거 인기를 끌고 있는 걸 보면 좀 늦은 감이 있지 않나 싶다. 음악 페스티벌이 그간 넘쳐났지만 힙합 팬들을 위한 대규모 장은 이번이 처음일 듯. 죄 모였다.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힙합 정신으로 무장한 실력파 뮤지션들이 선보이는 대한민국 최고의 힙합 페스티벌 . 오는 10월 26일, 27일 양일간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에는 1차 라인업을 통해 리쌍, 바비킴&부가킹즈, 가리온, MC스나이퍼, 더블케이, 빈지노, 긱스, 배치기, 스윙스, 이센스, 산이, 45RPM, 소울다이브, 제이통, 바스코, 범키 등이 발표됐다.

유난히 라인업에 눈이 가는 , 2차 추가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오랜만에 관객을 만나는 양동근(YDG)과 에픽하이, 그리고 씨스타 멤버 소유와 듀엣곡을 부른 매드클라운, 그밖에 후레쉬보이즈, 뉴챔프, 비스메이저(VISMAJOR) 크루(Deepflow, Wutan, VEN, ODEE, Baby Nine and more)가 확정되면서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더구나 지금까지 발표된 라인업에 이어 막강한 3차 라인업은 대기 중. 예상하고 있으나 아직 거론되지 않은 그 이름, 기자 역시 나오기를 빌며.
잘 알고 있다. 페스티벌은 이뿐이 아니라는 걸. 고민은 추석 때 받은 용돈과 동시에, 혹은 용돈을 줘서 비어버린 지갑을 바라봄과 동시에 시작됐는지도. 기자 역시 10월엔 좀 고요히, 혹은 얌전히 독서에 심취하리라 다짐한 것도 잠시, 기사를 정리하면서 뭘 입고 갈까 벌써 생각이 저만치 앞서가 있다. 자, 그럼 독자 여러분도 망설이지 말고 주파수를 돌려보시길!

제9화 사랑하기 좋은 날, 뮤지컬

노래로 말하는 사람 허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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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The Voice>

허각의 첫 콘서트를 한 달여 앞둔 지금, 준비는 시작됐다. 그리고 그만큼 분주하다.
“콘서트 미팅을 하면서 전체적인 구성이나 연출, 영상 등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곧 밴드 미팅 후 연습에 돌입할 것 같습니다.”

뭐 아직은 연습 시작 전이라는...그렇다면 미리 준비한 콘서트 컨셉은?
“콘서트 컨셉은 아무래도 주제가 ‘The Voice’인 만큼 시각적으로 보여드리는 무대보다는 들려드리는 무대에 좀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콘서트 컨셉은 제목 그대로 목소리, ‘The Voice’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 글을 읽는 독자들 중 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당신들이 뽑은 가수, 허각에게 기대하는 건 그의 목소리? 뭐, 그건 아무래도 중요치 않다. 이제 허각이란 이름 자체가 그의 브랜드가 되었으니까.

처음에 대하여...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떨리는 무대부터 수많은 생방송 무대를 거쳤지만 ‘처음’이라는 이름이 붙는 단독 콘서트는 허각에게 이번이 처음이다. 부담감은 없을까?
“첫 단독 콘서트라 사실 너무나 기대되고 설레는 반면 그에 대한 부담감이나 정신적 압박도 굉장히 큽니다. 그만큼 철저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신경 써서 목 관리와 몸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중입니다.”

드러난 정보가 별로 없다. 특히 게스트에 대한 정보는 관객들에게도 중요한 정보. 아직 일러서 일까? 정말 게스트가 없는 건지, 아니면 깜짝 게스트라도 있는 건지?
“게스트는 아직 논의 중이고 정해진 바는 없습니다.”

기자의 질문이 너무 서두른 탓일까...뭐 형 ‘허공’의 출연 등 여타의 질문에 대해선 부가질문이 불가한 상황, 지면 인터뷰가 워낙 이렇게 딱딱하고 무드 없다. 이해하시길. 뭐 아직 한 달여 남았으니 기다릴 밖에. 어쨌든 첫 단독 콘서트에서 발휘할 허각만의 매력발산 이벤트 같은 건 있을런지?
“아무래도 단독 콘서트인 만큼 평소에는 잘 보여드리지 않았던 다른 모습의 허각을 다양하게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질보다 양이라고 해야 되나요?(웃음) 그렇다고 질이 떨어진다는 건 절대 아니고 더 많은 레퍼토리로 많이 듣고 느낄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많은 분들께 힐링이 되는 시간을 드리도록 라이브에 제 모든 걸 걸고 집중하는 중입니다.”

‘내가 상복은 좀 있다?’

아무나 참여하지만 아무나 되는 건 절대 아닌 서바이벌 오디션. 거기엔 기승전결 가득 찬 노래와 그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삶이 들어있다. 그에 부합한 실력과 드라마가 있는 사람들의 잔치 오디션에서 화제가 된다는 건 정말 기자 역시 경험 전무하지만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 이상이라는 것쯤은 대략 짐작된다. 허각에게 특별한 비결이라도?
“슈퍼스타 K부터 신인상은 물론 각종 부문 수상 이력이 화려했는데요. 상복이 있다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죠. (웃음) 그렇지만 지금은...(또 웃음)”

음...지금은 뭐,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얘기로...2011년 가요계 정식 데뷔 후 꾸준하고 활발한 활동 이어온 허각. 가수활동하며 마음의 부침이 많은 가요계에서 마음의 기복이 없었으랴.
“워낙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라 우울했던 적도 있고 힘든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대단히 긍정적으로 변한 듯합니다.”

언제나 잘 웃고, 주변 분위기에 맞춰 위트 넘치는 남자 허각, 기자만의 착각일까?(기자만의 착각일까?) 화면에 비치는 모습으론 성격이 무척 좋아 보이는데...평소의 나와 TV 속 나, 몇 프로 차이가 날까?
“별 차이 없는 것 같아요...솔직함이 무기라 생각했는데 가끔은 독으로도 작용하는 것 같아요.”

연예계에선 아니 뗀 굴뚝에서도 자주 연기가 나는 법. 그 역시 피할 수 없는 상황도 가끔은 생기리라. 그렇다고 그의 전매특허, 특유의 눈웃음이 줄어들진 않기를 바라며.

임창정은 나의?

얼마 전 새 음반을 내고 라디오에 출연한 임창정을 상당히 응원했던 그. 그런데 선배 임창정과는 개인적 친분이 없었다고?
“워낙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기 때문에 언제나 응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친해지고 싶었어요. 지금은 친분을 쌓고 있는 중입니다.”

당시 라디오에 출연한 임창정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낸 허각. ‘임창정을 자신의 신’이었다며 치켜세운 허각. 이제는 발라드계 대들보인 이들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면 어떨까? 두 남자의 무대, 아마도 웃음 코드는 빠지지 않을 듯 하다.

예민한 곰?

누군가의 인생이 계속 승승장구하고 있다면 독자 여러분은 먼저 어떤 생각을 하실지...수긍하거나, 배 아파 하거나? 뭐 어느 쪽이든 역경을 딛고 지금 승승장구 중인 허각에게 그런 태클을 거는 안티 팬은 많지 않아 보인다. 특히 얼마 전 그의 새 노래 '넌 내꺼라는 걸'이 나오자마자 음원 1위를 휩쓸었던 바. 그의 팬들은 이미 다음 음반을 기대하고 있는데...거기에 대한 부담도 커졌을까?
“매번 다음 곡에 대한 부담이 커서 음원 공개되기 며칠 전부터는 잠도 잘 안와요. 생긴 거 보다는 꽤 예민한 편인 것 같아요.”

누가 그에게 자꾸 (깜찍한, 혹은 귀여운) 곰이라 하는가. 섬세하고 예민한 그에게 이제는 틈을 주어야 할 때. 고요히 ‘허각표 발라드’를 기다려보자.

유난히 바쁠 것 같은 그의 겨울, 의외로 지금 온 신경을 쏟고 있는 공연 외에 특별한 스케줄은 없다. 부디 달달한 시간이 되길. 발라드 가수에게 달달함이 독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이제 좀 촌스럽다는 거. 그래서 가수 허각은 행복한 발라더를 꿈꾼다.

“꿈은 클수록 좋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승철 선배님처럼 롱런하는 노래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관객과 함께 완성해가는 코믹컬

그녀에게 더 나은 남자는 없죠, 섹시한 스카이 김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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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승부사, 그러나 건달 스카이

김다현의 고민이 시작됐다. 한없이 묻어나는 진지함 가득한 눈으로 마초적인 상남자와 여심을 사로잡는 섹시 가이, 사랑하는 그녀에게만은 위트 넘치는 남자로 3단 변신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

“<아가씨와 건달들>이 그렇게 코믹한 작품인 줄 몰랐어요. 그래서 걱정이에요. 섹시하고 멋있는 줄만 알았는데 재미있게도 표현해야 해서 상당히 어렵더라고요.”

브로드웨이의 고전 뮤지컬, 도박이 전부이던 남자와 선교가 전부이던 여자가 만나 벌이는 로맨스 <아가씨와 건달들>은 1983년 한국에서 초연한 이후 올해로 벌써 17번째다. 그간 변모하기도, 그러면서 발전하기도 한 이 작품, 믿고 보게 하는 콤비, 이지나 연출과 김문정 음악감독에 의해 2011년에 이어 한층 더 유쾌, 상쾌, 발랄해졌다.

“도박에 이기기 위해서 거짓말도 하고 어떤 선에서 벗어나는 행동들도 하지만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게 재미있어야 하거든요. 그렇다고 개콘처럼 코미디로 갈 수는 없고요. 그래서 상당히 어려워요. 다른 연기들은 진정성을 가지고 오리지널 감정으로 표현을 해야 한다면 이 작품은 포커 페이스로 긴 대사, 긴 씬을 노래 없이 가야해서 지루하면 안 되거든요. 스카이는 코믹과 재미를 적절히 구사하면서 섹시해야 하고 또 상남자스러워야 해요. 그래서 고난이도 테크닉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그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기술적인 면과 감각적인 면을 잘 살리기 위해 계속 연구 중이다. 공연에 돌입해서도 관객들과의 호흡에 따라 그의 ‘스카이’는 계속 진화할 것이다.

김다현 VS 스카이

김다현이 이해하는 스카이:

“승부사죠. 진정한 도박꾼이지만 인간미가 있는 남자. 마초의 느낌도 있지만 사랑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면서 사랑을 찾아가는 남자예요. 오랜 세월을 같은 방식으로 살았던 남자가 한 순간에 변할 수 있을 만큼 사랑의 힘이 크다는 걸 알게 되죠. 도박 밖에 모르던 남자가 사랑으로 인해 모든 걸 버릴 수 있으니까요.”

김다현이 이해할 수 없는 스카이:

“허세요. 저는 진정성 있는 남자죠.”

아하, 그렇다면 마초적이란 얘기도 들어본 적은 없다?

“저 은근히 그런 소리 많이 들어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절 부드럽고 조용하다고 알고 있지만 잘 아는 사람은 마초적이라고들 해요. 한 열 번 만나보면 알 수 있어요.”

진정성은 있지만 마초적인 남자 김다현, 철없는 남자들 투성이인 <아가씨와 건달들>의 건달들에 대해서는 몇 % 닮아있을까?

“남자는 원래 철이 없어요. 그게 좋은 거죠.”

기자는 다급히 여자들은 그런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보았지만...

“그건 방어막이죠. 조금 더 어눌하게 살 수 있고, 인생을 바보 같이 살라는 말도 있잖아요. 남자들의 세계가 특히 일이나 돈에 있어서 항상 전쟁이거든요. 경쟁 속에서 살다보니 지치거나 딜레마에 빠졌을 때 차라리 조금 철이 없을 필요가 있죠. 저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고요. 그럴 때 그게 하나의 휴식이 될 수도 있고, 나를 좀 내려놓고 숨 한 번 돌릴 수 있는 순간이 되거든요. 그래서 남자는 죽기 전까지 철이 안 드는 게 아닐까.”

처음과 달리 말할수록 스카이적인 이 남자, 그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대사 한 마디를 꼽아 달랬더니,

“ ‘Luck Be A Lady’ 부르기 전 장면인데요. 옆에 있던 도박 건달들이 가만히 있을 때 한 마디 해요. ‘왜 떨려? 난 한 판에 10만 불도 거는 사람이야. 하지만 이건 돈만 걸린 문제가 아니라서...’ 하는 장면이 있어요. 여기에서 이겨야 사라에게 죄인들(도박꾼들)을 데려갈 수 있거든요.”

눈에 힘 가득 주고 ‘행운의 여신이여’를 부를 가장 마초적인 순간의 스카이가 눈앞에 그려진다. 이 장면, 부디 떨지 말고 보시길.

“열정이 있는 만큼 스트레스는 크죠”

2013년 <아가씨와 건달들>에는 유독 전문 뮤지컬 배우보다 뮤지컬로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다량의 끼를 분출할 배우들이 참여한다. 따지고 보면 그 역시 마찬가지. 어려서부터 변하지 않던 꿈이 뮤지컬배우였지만 가수로 먼저 발을 내딛었으므로. 그래서 함께 하는 배우들에게 해줄 말도 많다.

“뮤지컬 시장이 넓어지고 있고, 다양한 분야의 분들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해 좋게 생각해요. 그런데 본인이 좋아서 했으면 좋겠어요. 즐겼으면 좋겠고. 열정이 있는 만큼 스트레스는 더 받을 거예요. 하지만 그 열정과 스트레스는 자신을 키울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한 번 해볼까 하는 게 아니라면 자신이 결정한 만큼 무대 위에서 책임을 졌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 역시 열정과 스트레스로 점철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는 처음부터 데뷔하자마자 주인공만 맡으면서 주위에서 잘 한다고 하니까 진짜 잘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발전하지 못하고 안주하려고 했던 때가 있어요. 그래서 이제는 모니터를 항상 해요. 같은 작품을 하면서도 매회 모니터를 하거든요. 한 회, 한 회를 그냥 쉽게 넘어가지 않거든요. 공연을 많이 하면 할수록 베스트가 되어야 하잖아요. 잘 했던 부분도 실수할 수도 있으니까 계속 체크하죠. 그렇게 모니터를 하니까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더라고요.”

‘원래 잘 해서 잘 하는 배우’로 널리 알려진 건 아니었던 셈. 어쨌든 매회 모니터를 한다는 김다현, 그렇다고 마지막 공연이 제일 베스트라는 얘기냐면 그건 또 아니란다.

“마지막 공연은 평균 정도예요. ‘막공’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더 즐기면서도 최선을 다하려고 하다 보니 더 그래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인지 욕심이 나서 그런 것 같아요. 오히려 마지막 공연 전 주나 전전 주 공연이 더 나아요.”

물론 초반 공연은 신선함으로, 중반은 무르익음으로, 막공은 물론 기념비적이라는 맛이 있다. 이러니 회전문 관객이 생길 밖에...

“수영이가 좀 도박꾼처럼 생기지 않았어요?”

기자 역시 뭇 기사들의 제목에 숱하게 낚이며 툴툴댐에도 바로 위와 같은 제목을 꼭 뽑게 된다. 또 한 명의 스카이 류수영과 동갑내기라 금세 친해진 김다현, 류수영에게 뮤지컬은 처음이라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그런데 자신과 다른 점으로 정말 이미지부터 꼽았다.

“수영이가 좀 도박꾼처럼 생기지 않았어요?(웃음) 캐릭터와 상당히 잘 어울려요. 수영이가 가지고 있는 생활패턴이 긍정남이잖아요. 모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처럼. 내기에 잃어도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일어날 수 있어 보이잖아요. 몰락하는 사람들이 본전 찾으려고 자꾸 하다가 잃게 되는 거거든요. 수영이 같은 마인드는 지워버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죠.”

결국은 배우 류수영에 대한 칭찬이었다는 얘기. 그렇다면 류수영 스카이의 긍정남 이미지에 맞서는 김다현의 스카이가 지닌 매력은?

“남자가 섹시할 때가 자기 일에 빠져서 열심히 할 때, 등줄기에 땀이 날 때 뭐 이런 거잖아요. 직업이 도박꾼이어서 그렇지, 자기 일에 대한 열정이나 신념, 도박에 대한 소신이 잘 비쳐지거든요. 저는 수트를 입은 비주얼적인 면보다 내면의 아름다움과 섹시함으로 승부를 걸죠. 사라 역시 스카이의 겉모습이 아닌 속마음이거든요. 내기로 약속을 하잖아요. 내기라는 포장 안에 내가 한 약속은 꼭 지킨다는 소신 있는 모습이 충분히 매력적이잖아요.”

그러니까 그게 건달의 허세가 아니라 진정한 남자의 소신 있는 약속이란 말이다. 어느 쪽 스카이에 빠지든 상관없지만 여성 독자 여러분, 현실 속에선 도박꾼 건달만은 만나지 말자.

남경읍, 남경주, 최정원 주연의 <사랑은 비를 타고>에서 형제의 어릴 적 모습 사진 아역으로 뮤지컬 무대를 이미 예약했던 김다현. 다양한 모습으로 수많은 무대에 서고 있지만 그가 훤을 맡았던 <해를 품은 달>처럼 계속 창작될 한국의 뮤지컬도, 20대를 뽑는단 말에 차마 오디션에 나서지 못한 <레미제라블>의 마리우스 역도, 40대에 해보고 싶은 돈키호테 역도 모두 곧 그에게 다가올 미래로 보인다. 그보다 더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1929년을 무대로 중절모에 수트를 입고 멋진 춤을 추는 김다현을 볼 수 있다.

“ ‘김다현이 춤까지 잘 추네’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치밀하고 계획적인 그 놈? 국민연극

스탠딩 마이크만으로도 웃기는 여자들, 레드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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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드립걸즈의 본질에 대하여

뮤지컬 <드림걸즈>의 의상으로 치장한 배우들을 보고 잠시 헷갈렸다면 잠깐, 노래와 춤을 기대하시진 마시라. 정통 뮤지컬이나 코믹극 정도로 생각했다면 그 역시 잠깐, 단언컨대 당신은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서은미: 개그우먼 네 명이 공연을 한다는 게 포인트죠. 방송에서 보지 못했던 춤과 노래, 관객과의 소통이 많은 공연이거든요.

박나래: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라 그날, 그날 애드립이 달라요. 관객의 참여도에 따라서 내용이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매번 색다른 공연인 것 같아요.


본디 공연 도중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하여 말하는 즉흥적인 대사라는 뜻의 ‘ad lib’에서 파생된 말 드립. 인터넷 등을 떠돌며 개드립, 섹드립 등 참으로 형이학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바, 당 공연에서는 대본은 있으나 다양한 드립이 난무하는, 그야말로 ‘드립’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여기면 되겠다.

섹드립, 키드립, 살드립, 신인드립

이미 드립걸즈 시즌 1에서 강력한 섹드립으로 객석을 초토화시켰던 안영미가 속한 골드팀에 대항마로 나선 건 늘씬한 미녀 장도연이나 서은미가 아닌 레드팀의 박나래.

박나래: 영미 씨와 비교하자면 저는 방송에서 섹드립은 해본 적이 없어요. 19금 아닌 600금이거든요. 관객들이 걱정할 정도예요. 저는 지금 어디까지 보여줘야 하나...관객들과 밀당 중이에요.

장도연: 영미 선배는 TV에서 많이 봤잖아요. 나래 씨의 섹드립은 TV에서 볼 수 없는, TV에 나올 수 없는 부분이 있거든요.


거침없는 입담과 과감한 몸짓으로 매회 수위 조절이 고민이라는 그녀, 지면상으로도 그녀의 매력을 다 담기란 불가능하다.

이국주: 저는 살로 가는 거죠. 웬만하면 보시는 분들이 TV보다 날씬하다고 말씀들 해주잖아요. 저는 안 그렇더라고요. ‘TV랑 똑같아요’ 그러는데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 ‘살’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유연한 춤 솜씨에는 감탄사가 나온다.

서은미: 저는 인지도도 없고, 겁나게 예쁜 것도 아니어서 애매한 부분이 있죠. 섹시해서 뽑았다고 하는데 그것도 나래 씨한테 넘어갔고요.


오프닝에서 ‘창의성과 독창성, 예술성과는 거리가 먼 초저퀄리티 공연’이라고 자신감 넘치게 소개하는 서은미, 참고로 그녀는 KBS 공채 개그우먼이다. ‘백치미’를 앞세워 신인드립 셀프디스를 웃음으로 승화하는 그녀, 하지만 그녀의 자신감도 대단하다.

서은미: 저는 올라간 적이 없어서 내려가도 잃을 게 없어요. 그래서 그냥 하는 거죠. 그런데 선배님들한테 폐를 끼칠까 그게 걱정이었죠. 하지만 워낙 호흡 하나 하나까지 다 가르쳐주셔서 저도 많이 늘었어요.

박나래: 원래도 잘 해요. 중간에 스스로 신인드립을 치면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요.


레드팀만의 비장의 무기

골드팀 대 레드팀, 은근한 비교가 될 법도. 하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들이 무대에 오르기 전, 스탠딩 마이크만 배치했을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객석은 포복절도.

박나래: 포스터를 보시면 골드팀과 달리 저희만 들쑥날쑥해요. 장동민 선배의 치아처럼. 공연이 시작되면 마이크부터 들어오거든요. 스탠딩 마이크가 하나는 쑥 올라와 있고, 하나는 쑥 내려와 있어서 마이크만 보고도 웃으시는 거예요. 저희는 아직 등장도 안 했는데.

서은미: 천생 개그맨인 거죠. 국주 언니는 춤을 굉장히 잘 춰요. 그동안 비춰진 게 없었잖아요. 그리고 도연 선배는 비주얼이 되잖아요. 조근 조근 말씀하시면서 할 건 다 하시거든요. 그리고 저도 새로운 얼굴이니까 궁금도 하실 거고요. 그게 저희 강점이죠.

이국주: 골드팀과는 다르죠. 저희만의 색깔이 있으니까요. 어디에 가도 저희 같은 캐릭터가 없어요. 같은 대본이지만 다른 캐릭터, 다른 멘트로 가니까 겹치는 게 없거든요.

기자의 코멘트가 전혀 필요 없는 그녀들의 수다, 기자는 그저 리액션만 커질 뿐이었다.

그녀들과 시선이 마주쳤다면 모든 걸 내려놓자!

드립걸즈 그녀들은 객석에 자주 내려온다. 객석의 참여도에 따라 개그 농도가 달라지는 특별한 공연. 남성 관객들이여, 무대에 오르길 원한다면 그녀와 시선을 마주치시라!

장도연: 관객이 참여하는 코너가 있는데요. 자신이 불려나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어느 정도 있으신 것 같고요.

이국주: 제가 보기에 두려워하는 분들도 반이에요. 저희를 안 쳐다보시더라고요. 처음에는 관객과 함께 하는 부분이 너무 많은가 싶어서 줄인 것도 있어요.

박나래: 도연이가 남자 볼 줄은 모르는데 관객은 잘 골라요. 그래서 관객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무대가 풍성해지죠.


매 회 오는 관객에 따라 공연의 웃음 포인트도 다 달라진다.

장도연: 많이 바뀌죠. 복불복이에요. 괴짜처럼 재미있는 관객이 있을 때가 있어요.

이국주: 저는 매번 같은 공연을 한다는 게 손발이 오글거려서 못 하겠더라고요. 과연 내가 공연이라는 걸 할 수 있을까? 내가 먼저 재미없어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공연은 지치지 않는 게 무대에 매번 다른 관객이 무대에 올라와서 함께 연기를 하면서 늘 다른 그림이 나오니까 지루하지 않아요.


그래서 매 순간을 즐기면서도 매번 긴장할 수밖에 없는 <드립걸즈>의 멤버들. 그래서 객석으로 내려갈 땐 매의 눈이 된다.

무대 위 그녀들도 막막할 때가 있다?

장도연: 웃길 줄 알고 회심의 한 마디를 했는데 안 받아줄 때 막막하죠. 그런데 네 명이 있다 보니까 실수해도 옆에서 잘 메워줘요.

네 명의 호흡이 가장 잘 드러나는 순간은 아무래도 위기에 닥쳤을 때. 물론 대부분의 순간은 서로가 힘이 되어주며 슬기롭게 대처하지만, 예상치 못하는 관객의 행동엔 그녀들도 잠깐 땀이 삐질 난다.

장도연: 제가 모시는 관객 분들은 점잖은 분들이었거든요. 그 중에 어떤 분이 너무 기다렸다는 듯이 올라와서 벨트를 풀어서 색소폰을 불더라고요.

이국주: 그 때 바지를 벗으시는 줄 알고 저희는 깜짝 놀랐죠. 심지어 약주를 한 잔 하셨더라고요. 그런데 올라오셨을 때보다 내려가실 때 점점 술이 깨셨는지 창피해하면서 내려가시더라고요. 아드님을 불러서 확인까지 했는데 한 잔 하셨더라고 하더라고요.

장도연: 나중에 저희가 인사를 드렸더니 숨으시더라고요.

이국주: 퀴즈를 내겠다고 하는 관객도 있었어요.

장도연: 갑자기 퀴즈를 내겠다며 상금으로 만원까지 내건 거예요.

이국주: 실제로 상금을 줬어요. 그래서 관객들이 열정적으로 맞췄죠. 맞춰보실래요? 밥은 밥인데 살이 안찌는 밥은?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재미없는 개그였지만 관객들의 얼토당토 않는 답 맞추기와 어르신의 진지한 퀴즈 출제, 나름 상금까지 걸리면서 재미있는 하나의 에피소드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정답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답은 ‘공기...밥’이란다.

이국주: 저희 공연이 만 13세 이상 보는 공연인데 ‘너무 야하다’, ‘너무 과하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수위가 다 다르게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저는 공연 후기를 보면서 항상 긴장해요. 과하다는 얘기가 나오면 다음 공연에서 더 신경을 쓰거든요. 무대 내려가서 관객들과 인사할 때 눈을 한 번씩 다 마주치려고 해요. 그러면 마음이 좀 열리거든요.


시종일관 웃음폭탄을 던지던 이국주의 진지한 답변에 그녀들만의 숨은 노력이 엿보였다. 그리고 개그맨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드립걸즈> 관객의 자격요건

한 블로거가 <드립걸즈> 후기로 올린 글이 있었더랬다. 무대 위로 나가고 싶지 않다면 그녀들과 시선을 피하라, 그러나 일단 시선이 마주쳤다면 포기하라, 그리고 무대 위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즐기라는 것. 이번엔 배우들도 당당히 요구한다. <드립걸즈>를 제대로 즐기는 법에 대하여.

장도연: 국주 씨가 하는 멘트가 있어요. 어차피 또 볼 사람들 아니니까 그냥 편하게 하시라고. 그 마음이면 되는 것 같아요. 일반인들이 그럴 기회가 또 별로 없잖아요. 다 내려놓고 재미있게 노시다 가면 됩니다.

이국주: 저희 공연 좌석이 굉장히 편해요. 기대서 볼 수 있거든요. 하지만 조금 더 저희 쪽으로 앞으로 바싹 다가앉아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박나래: 관객이 더 웃기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사실 관객이 웃기도록 저희가 끌어내는 거잖아요. 관객은 제 5의 멤버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시고 무대에 올라오는 것에 대해 부담을 제대로 갖고 같이 웃기셨으면 좋겠어요.

서은미: 청소년들도 볼 수 있는 공연인데요. 일탈을 하고 싶으시면 저희 공연에 와서 하세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연이고요. 내가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대본은 60%, 40%는 매일 달라지는 부분이란다. 그게 바로 관객의 몫. 기자 역시 다음엔 이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까 궁금해 개인기 있을 법한 남성 동반자를 물색 중이다.

나에게 관객의 박수란 000이다.

이국주: 저에게 관객의 박수는 파이팅이죠. 그분들이 박수를 쳐주지 않고 안 웃으셔도 저희는 열심히 하지만 박수와 반응이 있으면 파이팅이 넘치거든요. 공연 전에 저희가 에너지음료도 마시거든요. 파이팅 넘치게 하려고요. 그 에너지음료보다 더 파이팅 넘치게 해주는 게 관객들의 박수거든요.

장도연: 제가 에너지음료라고 하려고 했는데...더 센 에너지음료로 갈게요.

이국주: 이 정도로 저희가 호흡이 잘 안 맞아요.


서은미: 관객의 박수는 자양강장제다! 저는 메이크업 하는 게 힘들어요. 지워야 하니까 귀찮고요. 머리 하는 데만 한 시간이 걸리거든요. 반응이 좋으면 그날 기분이 좋거든요. 자양강장제를 마신 느낌!

박나래: 나에게 관객의 박수란 연애다. 저는 우리 공연 홍보할 때 그렇게 얘기해요. 남성 관객 분들께 오셔서 여자 연예인들과 사귀고 가시라고요. 저는 그런 기분으로 무대에 올라요. 그래서 관객의 박수가 없으면 안 되죠.

이번 기사에선 ‘괄호 열고 웃음, 괄호 닫고’는 완전 생략이다. 말 한 마디에서 그 다음 말 한 마디로 이어지는 사이사이가 모두 웃음이었으므로. 그녀들의 들쑥날쑥한 마이크 높이처럼 모두 다른 매력으로 무장한 <드립걸즈> 레드, 그녀들은 섹시했다.

브로드웨이 프로듀서님들, 지금 보고 계시죠?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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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구텐버그>를 제작해줄 프로듀서를 찾아라?!


작가와 작곡가가 합심해 하나의 공연을 완성했다고 치자. 종이 위에 납작하게 박아둔 글과 음표들을 일으키려면? 제작비가 필요하다. 좋은 배우의 연기와 노래를 통해 작품을 관객에게 전달하려면? 역시 돈이 필요하다. 작품을 완성한 작가와 작곡가는 이제 그 작품에 기꺼이 투자해줄 프로듀서, 제작자를 찾아야 한다.

소속사나 에이전시가 없다면?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 대본을 직접 보내기도 하고, (프로듀서에게 발견되기 위해) 간략한 소품을 사용해 리딩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 혹시 아는가? 브로드웨이 유명 제작자가 객석에 앉아있다가 벌떡 일어나, “이 작품 대박이겠는걸! 내가 투자하겠네. 작품 만들어보세!”라고 외칠지?

뮤지컬 <구텐버그>는 그 깜짝 행운을 붙잡기 위해 작가 버드와 더그가 펼치는 리딩 공연이다. 배우를 섭외할 돈도, 제작비도 없어 직접 작가 두 사람이 수십 명의 배우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이 둘이 펼치는 ‘구텐버그’ 이야기뿐 아니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꿈의 뮤지컬을 완성하기 위한 두 사람의 고군분투가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수십 명이 등장하는 뮤지컬 <구텐버그>의 리딩 공연을 단둘이 잘해낼 수 있을까? 이 둘은 과연 이 작품의 프로듀서를 구할 수 있을까? 오늘 밤, 지금 여기서 말이다.


1인 수많은 역?! 단 두 명의 배우가 선보이는 최대의 코메디!


‘구텐버그’는 우리에게 ‘구텐 베르크’로 알려진, 인쇄기를 발명한 역사 속 실재 인물이다. 버드와 더그는 구텐버그가 포도즙을 짜던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가정하고, 포도를 압착해 즙을 짜내다가 인쇄술을 발명하는 코미디 극을 썼다. 글을 읽는 걸 자기만의 권력으로 여기는 사악한 수도사는 구텐베르크의 발명을 계속해서 방해한다. 평범한 구텐베르크는 자기 앞에 놓인 유혹과 위협을 헤쳐나가는데, 결국 인쇄기를 발명하게 될까? 실패하게 될까?

이 작품에서 그런 결말은 중요하지 않다.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발명하고, 지켜나가는 과정 자체가 코미디로 짜여 있고, 이 이야기는 한 사람의 성공 혹은 실패담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도 불구하고 꿈을 포기하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마치 이 이야기를 만든 두 사람. 버드와 더그처럼 말이다.

뮤지컬 <구텐버그>의 원작자 스캇 브라운과 앤서니 킹은 2006년 9월, ‘뉴욕 뮤지컬 극장 페스티벌’에 참가해, 직접 두 명의 배우가 되어 이 작품을 연기했다. 어떻게 되었냐고? 이 작품이 지금 충무아트홀 극장에서 한국 관객을 만나고 있다는 걸 상기하면 짐작할 수 있을 테다. 이 둘은 ‘최우수 뮤지컬 극작상’을 수상하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극 중 버드와 더그의 꿈과 열정만큼은 결코 픽션만이 아닌 거다.

‘도대체 작가 두 사람이 무대 위에서 뭘 해냈다는 거야?’ 궁금하다면,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으로 가보면 된다. 11월 10일까지 매일 저녁, 버드와 더그가 당신의 ‘오케이’ 사인을 기다리며, 뜨거운 리딩공연을 펼치고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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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세상, 더 위험한(?) 방법으로 맞선다 - 뮤지컬 <스칼렛 핌퍼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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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끈에 건 사랑의 마법! 뮤지컬

전설을 꿈꿨던 청춘의 뜨거운 실패담 -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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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는 못 참아. 여기서 이렇게 살다 죽을 순 없어.”


1930년대 미국.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불황기 미국에서 꽃다운 청춘을 맞게 된 보니와 클라이드의 절규다. 한국 어디선가 들을 법한 절규이기도 하다. 청춘이란, 바라는 일보다 원치 않는 일이 더 많이 벌어지는 시기니까. 게다가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한바탕 강타하고 난 지금, 불황이라는 말은 어느 나라 청춘에게도 낯설지 않은 말이 되어버렸으니까. 지금으로부터 80년도 전에 살았던 20대, 두 사람의 목소리가 지금까지 울림이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물론 그 둘의 절규, 누구의 것보다 뜨겁고 간절하다. 그 둘은 그저 평범하게 잘 살고 싶은 정도가 아니라, 역사에 남는 전설이 되고 싶었던 청춘들이었으니까.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가 매력있는 까닭은 이런 야망 넘치는 젊은이들의 처절한 실패담이기 때문이다.

“세상이 우리를 잊지 못하게 될 거”라고 노래를 부르는 패기와 오기로 무장한 두 사람. 사랑도 삶도 세상 사람들에게 기념비 될 만큼 거창하게 치러내고 싶은 두 사람에게는 도둑질은 그저 ‘껌’이다. “까짓 거 들어가고 나오고, 아무것도 아니지.” 계획대로라면 그뿐인데, 별거 아닌 인생이, 도둑질이 그리 호락호락하던가. 보니와 클라이드의 삶은 점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쏠려간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뜨거워서 혹은 두려워서


폼 나게 살 정도면 그만이었던 도둑질이 살인으로 이어지고, ‘매력적인 빨간 머리’ 정도의 칭송이면 족했을 언론의 관심은 두 사람의 목숨 값을 높여 급기야 클라이드의 형과 형수를 죽음으로 몰게 된다. “유명해지고 싶”고 “전설이 되고 싶”던 두 사람의 간절함은 결국 대책 없이 변질하고, 가슴 뛰게 하던 두 사람의 흥분은 한순간에 거대한 두려움으로 뒤바뀐다.

이 두 커플의 통제 불가능한 에너지가 무대를 이끌어가는 강렬한 힘이다. 사랑도 도둑질도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각오로 임하기에 관객에게까지 둘의 온도를 고스란히 전한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하지만 관객이 공유할 수 있는 건 두 사람을 떨리게 하는 가장 표면적인 에너지, 그뿐이다. 키스신, 총격신 등 수위 높은 장면들이 순간순간 눈길을 끌긴 하지만, 두 사람 삶과 캐릭터를 진지하게 이해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한 이야기다. 단지 불황기라는 시기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감옥을 오가기를 연거푸 반복하면서도 ‘마치 죽고 싶어하는 것처럼’ 위험한 범죄에 뛰어드는 클라이드, 누구 앞에서도 당차고, 유명한 영화배우를 ‘간절히’ 꿈꾸면서도 클라이드 앞에서는 그저 순종적인 연인으로 만족하는 보니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렵다.

두 사람이 도대체 왜 그렇게 목숨을 걸고 무대 위에서 달리고 뛰는지, 절박감을 이해하기 어렵다. 멋진 장면, 화려한 소품 보여주고, 좋은 대사 들려주고 관객 마음에도 ‘들어가고 나오고’ 껌일 것 같지만, 독자의 마음을 훔치는 일도 생각만큼 만만치 않은 탓이다.


실제 클라이드와 보니의 사진

무대 위에 펼쳐진 스크린에는 실제 보니와 클라이드의 사진이 등장해, 무대 위의 장면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각인시킨다. 사진 속의 보니와 같은 옷을 입고 있는 배우 다나, 사진 속의 클라이드와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배우 한지상을 보는 경험은 색달랐다. 이 뜨거운 사랑이, 이 놀라운 범죄가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묘한 기시감은 관객을 극 속으로 끌어들이는 강력한 요소다. 다만 화려한 겉모습뿐 아니라 그 둘의 내면까지 잘 담아낼 수 있었다면 훨씬 매력적인 작품이었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작품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스칼렛 핌퍼넬> <드라큘라> <루돌프> 등의 음악을 작곡한 프랑크 와일드혼의 최신작이기도 하다. 누나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아기병사 박형식,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뮤지컬배우 한지상, 엄기준, 가수 샤이니의 키(key)가 클라이드를 연기한다. 한지상은 노련한 나쁜남자 역으로 보니와 관객들을 설레게 한다. (당신이 클라이드를 연기하는 남자 배우의 팬이라면 이 뮤지컬은 잔인하기 짝이 없는 작품이다. 팬들의 가슴을 부여잡게 할 러브씬이 많기 때문이다.)

클라이드의 사랑과 입술을 독차지하며 여자 관객들의 질투를 유발하는 보니 역으로는 파워있는 가창력을 뽐내는 안유진, 리사, 그리고 다나가 연기한다. 뮤지컬 배우 이정렬과 더불어 김민종이 클라이드의 형, 벅으로 등장한다. 남다른 비주얼을 선보이는 탤런트 김민종은 시종 불안정한 음정으로 노래하는데, 아직 뮤지컬 무대 도전이 때이른 게 아닐까 싶다. 이 거침없고 뜨거운 커플은 10월 27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사랑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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